사이판은 작지만 다양한 풍경과 감성을 품은 섬입니다. 대부분의 여행자는 가라판 중심의 리조트나 투어 코스를 떠올리지만, 조용하고 한적한 장소를 찾는다면 섬의 또 다른 매력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특히 가족 단위 여행자나 혼자 혹은 커플 여행을 즐기는 사람에게는 북적이지 않고, 자연 속에서 여유롭게 머물 수 있는 공간이 큰 위로가 됩니다. 이번 글에서는 상업화되지 않고, 사람들의 발길이 적지만 풍경과 접근성이 좋은 사이판의 조용한 장소 세 곳을 소개합니다. 실제로 머물기 좋은 시간대, 교통, 준비물 등 실질적인 정보도 함께 정리했습니다.
라오라오 비치 – 관광객이 거의 없는 남동쪽 해변
사이판의 대표 해변은 마이크로비치나 오비안비치이지만, 동쪽 끝의 라오라오 비치는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숨은 해변입니다. 상업 시설이 전혀 없고, 주변에 리조트도 없어 고요함이 유지됩니다. 주차공간이 협소해 단체 관광버스가 접근하기 어렵기 때문에, 조용히 바다를 보고 싶은 여행자에게는 완벽한 장소입니다. 해변은 산호 조각과 조개껍데기가 섞여 있어 아이들이 모래놀이를 하거나 조개를 줍기 좋습니다. 단, 발이 다칠 수 있으므로 아쿠아슈즈 착용을 추천합니다. 주변 나무 그늘에 돗자리를 펴고 파도소리를 들으며 머물면 시간 가는 줄 모릅니다. 바람이 잔잔한 오전에는 잔잔한 물결이 반사되어 빛이 아름답고, 오후에는 노을빛이 바다를 붉게 물들입니다. 시설이 없기 때문에 물과 간식, 간단한 음료는 반드시 챙겨야 하며, 화장실이 없어 아이 동반 시 미리 대비가 필요합니다. 구글맵에 “Lau Lau Beach”로 검색하면 정확한 위치가 표시되며, 가라판 중심에서 차로 약 25분 정도 소요됩니다. 도로 대부분은 포장되어 있지만 마지막 200m는 비포장이라 SUV나 세단 모두 천천히 이동하는 것이 좋습니다. 아침 일출 시간대에 방문하면 관광객 없이 온전히 자연만 마주할 수 있으며, 사진 애호가에게도 추천되는 명소입니다. 라오라오 비치는 ‘사이판에서 가장 조용한 해변’이라 불릴 만큼 진정한 휴식을 느낄 수 있는 곳입니다.
마운트 카르멜 전망대 – 조용한 고지대 쉼터
마운트 카르멜 전망대는 사이판 남부에 자리한 소규모 전망대로, 유명한 타포차우산보다 훨씬 한적합니다. 주차장과 벤치가 마련되어 있으며, 남부 해안선과 티니안 섬까지 한눈에 조망할 수 있습니다. 날씨가 맑은 날에는 하늘빛과 녹지대가 대비되어 사이판 특유의 평화로운 풍경이 펼쳐집니다. 이곳은 관광 코스로 등록되지 않아 단체 여행객이 거의 오지 않습니다. 그 덕분에 조용한 시간을 보내고 싶은 여행자에게 ‘섬의 정적’을 온전히 느낄 수 있는 장소입니다. 바람이 선선하게 불어오는 오후에는 책을 읽거나 커피를 마시며 머물기 좋고, 일몰 무렵에는 붉게 물든 하늘과 바다가 조화를 이루는 아름다운 장면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전망대 근처에는 카르멜 성당이 있어, 주말 오전에는 현지 주민들이 기도를 마친 뒤 잠시 머물기도 합니다. 아이 동반 가족 여행자라면 잠깐의 산책 코스로 들르기 좋으며, 커플 여행자에게는 한적한 포토 스팟으로 인기가 높습니다. 전망대 주변에는 상점이나 카페가 없으므로 음료와 간식을 미리 준비해야 합니다. 주차장에서 전망대까지는 도보 2분 거리로 경사가 거의 없고, 유모차나 휠체어도 이동이 가능합니다. 다만 바람이 강할 수 있으니 가벼운 바람막이나 모자를 챙기면 좋습니다. 특히 이곳은 해 질 무렵보다 오전 10시~11시대의 햇살이 가장 부드럽고, 사람의 발길이 거의 없어 사이판의 ‘조용한 공기’를 온전히 느낄 수 있는 시간대입니다. 도시의 소음을 벗어나 휴식과 사색을 원한다면 마운트 카르멜 전망대는 사이판에서 가장 이상적인 쉼터입니다.
라스트 커맨드 포스트 공원 – 역사와 평온이 공존하는 공간
사이판 북부에 위치한 라스트 커맨드 포스트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군의 마지막 방어선이었던 장소로, 현재는 평화공원 형태로 보존되어 있습니다. 전쟁의 흔적이 남아 있지만 분위기는 조용하고 평온하며, 방문객 수가 적어 늘 고요함을 유지합니다. 공원에는 당시 사용된 탱크, 대포, 벙커 등의 잔해가 남아 있고, 역사적 배경을 설명하는 안내판이 있어 아이와 함께 방문하면 교육적인 의미도 있습니다. 또한 절벽 위 산책로가 연결되어 있어 짧게 걷기에도 좋습니다. 바다와 절벽을 동시에 바라볼 수 있는 뷰 포인트가 마련되어 있으며, 오후 늦은 시간대에는 석양이 절벽에 반사되어 장관을 이룹니다. 공원에는 벤치와 간이 쉼터가 있어 도시락이나 간단한 간식을 즐길 수 있으며, 조용한 분위기 속에서 대화를 나누거나 책을 읽기에도 좋습니다. 관광버스가 잠시 정차하기는 하지만 대부분 10분 내외로 이동해 여전히 평화로운 분위기가 유지됩니다. 가라판 중심에서 차량으로 약 30분 거리이며, 도로 상태는 양호합니다. 북부 지역 특성상 주변에 슈퍼나 카페 같은 편의시설이 거의 없으므로 음료나 물은 미리 준비하는 것이 좋습니다. 주차공간은 넉넉하고, 입장료는 무료입니다. 이곳은 사이판의 역사와 자연을 동시에 체험할 수 있는 공간입니다. 가족 여행자는 아이와 함께 전쟁의 흔적을 보며 평화의 의미를 생각해볼 수 있고, 혼자 여행자는 고요함 속에서 마음을 정리하기에 좋은 장소입니다. 무엇보다도 상업적인 요소가 전혀 없기 때문에, ‘사이판의 진짜 조용함’을 경험할 수 있는 곳입니다.
결론
사이판은 작지만 도시마다 다른 정서를 품고 있습니다. 라오라오 비치의 자연스러운 고요함, 마운트 카르멜 전망대의 사색적인 정적, 라스트 커맨드 포스트의 역사 속 평온함은 모두 사이판의 숨은 매력을 보여줍니다. 북적이는 관광지 대신 이런 장소를 일정에 넣는다면, 여행은 훨씬 깊고 여유로워집니다. 하루쯤은 일부러 조용한 곳에서 시간을 보내며 사이판의 진짜 얼굴을 마주해 보세요. 그 고요한 순간들이 여행의 가장 선명한 기억으로 남을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