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는 넓은 국토와 풍부한 역사, 다채로운 문화가 공존하는 나라입니다. 이스탄불이나 카파도키아처럼 널리 알려진 관광지 외에도 기차를 이용하면 더욱 색다른 전통 도시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기차를 타고 방문할 수 있는 전통 도시 3곳—에스키셰히르, 사프란볼루, 카이세리를 소개합니다. 자동차 없이도 이동 가능한 여행지를 찾는 분들, 그리고 보다 현지적인 터키를 경험하고 싶은 여행자에게 꼭 추천하는 여정입니다.
1. 에스키셰히르 – 현대와 전통이 공존하는 대학 도시
에스키셰히르는 터키 서부 아나톨리아 지역에 위치한 도시로, 수도 앙카라에서 고속열차(YHT)로 약 1.5시간이면 도착할 수 있어 접근성이 매우 뛰어납니다. 이 도시는 터키의 주요 대학 도시 중 하나로 젊고 활기찬 분위기와 더불어, 오스만 시대의 건축 양식이 어우러진 전통 골목이 조화를 이루는 독특한 도시입니다.
기차역에서 도보 10분 거리에는 유서 깊은 오둔파자르(Odunpazarı) 지역이 있으며, 이곳은 터키 전통 목조 주택이 모여 있는 지역으로 UNESCO 잠정 문화유산에 등록되어 있습니다. 좁고 구불구불한 골목 사이에는 수공예 상점과 현지인의 삶을 엿볼 수 있는 작은 시장, 박물관 등이 자리잡고 있어 단순한 관광을 넘어 문화 체험이 가능한 것이 큰 매력입니다.
특히 오둔파자르 현대미술관(OMM)은 전통 지역 한복판에 위치한 현대 건축물이자 미술관으로,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도시의 정체성을 상징합니다. 이 외에도 포르셀린 박물관, 유리 예술 박물관 등 실내 콘텐츠가 많아 날씨에 구애받지 않고 둘러보기 좋습니다. 에스키셰히르는 도보 여행이 가능할 정도로 도시 구조가 잘 정리되어 있으며, 도시 자체가 조용하고 깔끔하여 혼자 여행하거나 가족 단위 여행자 모두에게 적합한 목적지입니다.
또한 도시 전역에는 자전거 전용 도로와 보행자 친화적인 보도 시설이 잘 갖춰져 있어, 이동이 어렵지 않으며 소소한 거리 풍경을 여유롭게 즐길 수 있습니다. 기차역 근처에는 지역 특산물을 판매하는 상점과 합리적인 가격대의 로컬 식당도 밀집해 있어, 관광과 일상 체험을 동시에 누릴 수 있다는 점에서도 인상적입니다.
2. 사프란볼루 – 오스만 양식 전통 가옥이 살아있는 마을
사프란볼루는 터키 흑해 지역에 위치한 전통 마을로, 오스만 제국 시대의 건축 양식이 잘 보존되어 있어 마치 시간 여행을 떠나는 듯한 경험을 제공합니다. 앙카라에서 기차와 버스를 연계해 이동할 수 있으며, 기차를 통한 접근성이 높아지는 중소 도시 중 하나로 꼽힙니다. 사프란볼루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만큼, 도시 전체가 하나의 야외 박물관 같은 인상을 줍니다.
이곳의 핵심 매력은 전통 가옥들이 빽빽하게 들어선 치나르리크 거리와 하맘, 고대 시장(Arasta)입니다. 17~18세기에 지어진 목조건물들이 지금도 실제로 사용되고 있으며, 일부는 게스트하우스로 운영되어 체험 숙박도 가능합니다. 거리 곳곳에서는 수공예품, 사프란 제품, 전통 사탕 등을 판매하는 상점들이 운영되고 있어 여행자에게 터키의 일상 문화를 체험할 기회를 제공합니다.
걷기 좋은 골목과 언덕길은 유모차 이용자는 다소 불편할 수 있지만, 느린 여행을 원하는 성인 여행자들에게는 오히려 감성적인 여행을 선사합니다. 실내 하맘 체험이나 전통 찻집에서의 휴식도 가능하여 단순 관광을 넘어 현지인의 삶에 스며드는 여유로운 여행이 가능합니다. 터키의 과거와 전통을 진하게 느끼고 싶다면, 사프란볼루는 더할 나위 없는 선택입니다.
최근에는 디지털 노마드나 사진작가들이 조용한 머무름을 위해 장기 체류하는 경우도 많아졌습니다. 계절에 따라 개최되는 소규모 문화 행사나 장터도 있어 방문 시기를 달리하면 또 다른 분위기를 느낄 수 있습니다. 이러한 요소들은 단기 여행자뿐만 아니라 느리게 살아보는 여행을 계획하는 이들에게도 매력적인 포인트입니다.
3. 카이세리 – 이슬람 건축과 역사 유산의 중심
카이세리는 터키 중부 아나톨리아 지방에 위치한 도시로, 카파도키아와도 가까운 거리에 있으며 앙카라 또는 이스탄불에서 기차로 연결되어 있는 역사 도시입니다. 이 도시는 로마 시대부터 오스만 시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시대의 유적이 혼재되어 있어, 도시 전체가 하나의 역사적 레이어로 구성되어 있는 듯한 인상을 줍니다.
카이세리 기차역은 도심과 가까워 이동이 매우 편리하며, 도착 후 걸어서 방문할 수 있는 명소도 많습니다. 대표적으로 그랜드 모스크(Ulu Cami)와 기자 박물관, 키레미트릭 탑, 히타이트 유적지 등은 역사와 종교, 예술이 융합된 공간으로, 이슬람 문화에 관심 있는 여행자에게는 최고의 목적지입니다. 박물관 대부분은 실내 공간으로 구성되어 있어, 기후와 상관없이 여행 일정을 소화할 수 있습니다.
카이세리는 대도시지만 번화한 관광지보다 더 조용하고 진중한 분위기를 지니고 있어, 상업화되지 않은 진짜 터키를 경험하고 싶은 여행자에게 제격입니다. 또한 기차역과 시장, 역사 명소가 모두 도보권에 있어 장거리 이동이 부담스러운 이들에게도 적합하며, 교통비를 절약하고 싶은 자유여행자에게 특히 추천됩니다. 카이세리는 가이드 없이도 정보를 따라 여행할 수 있을 만큼 친절한 도시이며, 전통과 일상이 자연스럽게 섞여 있는 여행지입니다.
또한 시내 곳곳에는 지역 특산품을 판매하는 전통 시장이 여전히 활발하게 운영되고 있어, 관광객보다 현지인의 생활을 가까이서 체감할 수 있는 기회가 많습니다. 이슬람 문화에 익숙하지 않은 여행자라도 정보 안내판과 현지 안내 서비스가 잘 되어 있어 비교적 편안하게 문화적 체험을 할 수 있습니다.
결론
터키를 여행할 때, 기차를 활용하면 생각보다 더 깊이 있는 전통 도시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에스키셰히르는 현대와 전통이 조화를 이루는 도시로 젊은 감성이 살아 있으며, 사프란볼루는 오스만 시대의 유산이 고스란히 남아있는 마을입니다. 카이세리는 역사적 깊이와 실내 명소가 풍부한 도시로, 도보 여행에 적합한 구성을 자랑합니다. 자동차 없이도 충분히 이동 가능합니다.